December 31, 2012

[공대생의 글] 제1장과 수업



글을 쓴다? 사실 사람이 한 번쯤 그런 생각을 하기도 한다. 여기저기 밀물처럼 나오는 자서전이나 가지계발서 등을 보고 있으면 내 이야기도 책의 이야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그런데 막생 생각해보면 나는 작가들이 걸어온 삶을 살지 못했다. 내가 살아온 근 25년 중 내가 기억하는 10여년을 막힘없이 써내려간다고 해도 딱히 큰 고비나 문제에 부딫힌 적이 없어서 누군가 내 일생을 읽는다고 해도 큰 교훈이나 마음이 아련해지는 일 따위는 생기지 않을 것이다. 솔직히 자소서에서도 인생의 큰 고비를 쓰라고 하면 그렇게 고민이 될 수가 없다. 주변을 보면 20년 살면서 정말 다양한 고비를 겪고 있지 않은가말이다. 어쨌든 나는 글을 쓴다. 내가 쓰는 글의 중심은 내가 본 것이다. 그정도만 기록해도 웃고 넘어갈 수 있는 역사의 단편이 아닐까.

나는 태생이 공대생이다. 수학을 좋아해서 이과를 갔고 전자전기공학부만 선택해서 대학을 지원했다. 꿈은 사람들이 들고다니는 전자기기에 내 이름 석자를 새겨 넣는 것이었다. 다쓴 폰은 완전히 분해해보고 움직이는 건 뭐든 어떻게 움직이는지 궁금해한다. 어떤 결과(Output)이던지 반드시 원인(Input)이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 마음이 편한 공대생이다. 수업에 관해 이야기해보자 한다. 공대생들은 전공과목에 벅차한다. 고학번이 교양을 선택한다는 건 학점에 자신이 있거나 해탈했다는 의미다. 솔직히 교양에서 문과생들과 겨루어서 이길만한 역량을 가진 사람이 흔치않다. 반대로보면 미적분학시간에 문과생이와서 이과생을 이길 확률이 얼마나 될지 비교해보면 이해가 쉽다. 그럼에도 몇몇 나와같은 공대생들은 교양수업에 굉장히 목이마르다. 문학, 예술, 영화, 예체능, 정치, 경제 등등 학교에서 들을 수 있는 교양이 넘치는데 이상하게 시간이 안맞다는게 문제다. 내 자신도 교양과목에 바라는 점이 많다. 공대생의 고질적인 허함이라고 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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